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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의제강간, 동의했어도 처벌 피할 수 없어
법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이지만 일상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워 그 의미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단어가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의제’라는 말이다. 의제는 본질은 같지 않되 어떠한 행위를 법률상 다른 행위와 같게 보겠다는 의미이다. 의제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대표적인 범죄로는 미성년자 의제강간이 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은 폭행과 협박을 사용하지 않고 서로 동의하여 성관계를 했으므로 강간과 같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간으로 보아 처벌하는 범죄다.
사람은 누구나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타인의 성적 자유를 강제로 억압하여 성관계를 하지 않는 한, 어떠한 사람과 어떤 식으로 성관계를 하든 형법이 적용될 문제는 아니다. 따라서 서로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 어떻게 의제강간으로 처벌될 수 있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의 핵심은 미성년자 보호에 있다. 미성년자 중에서는 성행위가 진정으로 어떠한 것인지, 그 행위가 자신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줄 지 생각하고 판단하기에 아직 미성숙한 경우가 있다. 때문에 기준 연령 미만의 미성년자가 성관계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이들의 동의를 100% 완벽한 동의로 보지 않고 성관계의 상대방을 처벌함으로써, 연장자에게 미성년자 보호 책임을 더욱 강하게 부여한다.
다만 어느 연령을 기준으로 미성년자 의제강간의 성립을 인정할 것인지는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본래 만 13세를 기준으로 삼았으나 지난 해에 발생했던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을 계기로 기준 연령을 상향하여 현재는 16세가 되었다. 즉,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다면 설령 상대방의 동의를 구했다 하더라도 미성년자 의제강간으로 처벌받게 된다.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성범죄의 처벌 수위는 피해자의 연령이나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이유, 관계, 피해 기간과 횟수, 피해 정도 등 여러 요소를 추가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유앤파트너스 유상배 검사출신 변호사는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스킨십을 하거나 성관계를 맺는다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필적 고의만 인정되더라도 유죄 판결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면 처벌만 가중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 링크 : http://kids.donga.com/?ptype=article&no=20211227104326246246